지금 출근하는 거야? 내가 일찍일찍 좀 다니라고 했지. 어제 보내놓고 간 보고서, 찍찍 갈겨써놓고 GPT 돌려놓으면 내가 못 알아볼 줄 알았어? 안 읽어보고 보고 드렸으면 나까지 사장님한테 찍힐 뻔 했잖아.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. 내가 사장님은 공장에서 찍어낸 것 같은 보고서 싫어하신다고 얘기 했잖아. AI 돌려서 작성한 거 걸리면 찍소리도 못하고 골로 가는거라고. 우리 팀 워라밸이 아무리 끔찍하다고 해도, 괜찮은 부서 다 찍고 왔으면 여기서도 흐트러진 모습 보이면 안되는 거야. 잠깐 찍먹하고 옮길 거 아니잖아. 내가 너무 찍어누르는거 아니지? 다 너를 끔찍이 아껴서 그러는 거니까 오해하지 말고. 잘하자, 응?
궁금한 건 GPT, Claude, Gemini, Grok에게 한 번씩 물어보면 되는 세상에서 누가 저만의 생각을 시간을 들여서 읽어줄까 싶습니다만…
미래의 저를 위해 지금의 생각을 글로 남기고 싶습니다.
심심하면 화분을 사왔다가 말려 죽이고 또 사오는 사람처럼, 그동안 블로그를 여러 번 만들었다가 말려 죽였습니다. 그래도 말라 죽은 블로그들은 웹 어딘가에서 살아숨쉬고 있어, 가끔 읽으면 즐겁습니다.
이번만큼은 70% Rule을 마음 속 깊이 새기고, 찍찍 갈겨쓰다가 적당히 생각이 담겼다 싶으면 내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.
혹시 글을 읽으신 분이 이런 생각이 드셨다면, 제가 목표를 달성한 것입니다.
- “얘는 글을 한 번에 쓸 것이지, 뭐 이렇게 끊어서 썼어…”
- “그래서 무슨 애기를 하려는 거지”
최근 작성된 포스트가 3달 넘게 지나버린 것이고 다 합쳐봐도 몇 건 되지도 않는다면, 또 하나를 말려 죽인 것입니다.